연결 가능 링크

미 국무부 “우발적 군사충돌 위험 감소 등 북한과 논의할 것 많아”


지난 2021년 7월 27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지난 2021년 7월 27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Planet Labs Inc.

북한이 최근 원심분리기 시설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국 정부는 위험 감소 등 북한과 논의할 것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핵 전문가들은 강선 핵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지에 대해 다소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27일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추구하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줄이는 것을 포함해 북한과 하고자 하는 가치 있는 많은 논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최근 북한이 평양 외곽의 강선에서 원심분리기 시설을 확장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미국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언급한 비핵화의 ‘중간 단계’가 여전히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보느냐"는 VOA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대변인실] “While we work towards this goal, there are number of valuable discussions we seek to have with the DPRK, including on reducing the risk of inadvertent military conflict on the Peninsula.”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

앞서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4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기존 정책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 과정에서 ‘중간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무부의 정 박 동아태 부차관보 겸 대북고위관리도 그 다음 날 비핵화는 하루 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며 궁극적인 비핵화를 향한 ‘중간 단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은 관여에 관심이 있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대신 우리는 북한 도발의 범위와 규모가 뚜렷하게 확대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 같은 도발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우발적이거나 의도하지 않은 긴장 격화의 위험을 높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변인실] “To date, however, the DPRK has shown no indication it is interested in engaging. Instead, we have seen a marked increase in the scope and scale of DPRK provocations, which have only served to raise regional tensions and increase the risk of accident or unintentional escalation.”

국무부 대변인실은 또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가 국제 안보와 세계 비확산체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변인실] “The DPRK's continued pursuit of nuclear weapons in violation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poses a serious threat to international security an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대변인실은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대변인실] “Our goal remains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26일 위성 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핵 시설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강선의 한 건물 뒤에 3월 16일과 23일 사이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제 핵 전문가들은 강선 핵 시설이 확장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에 대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사진 = Stimson Center.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사진 = Stimson Center.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핵 역량 확대 움직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년 전 발표한 2021년 국방 과업에 맞춘 움직임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 plans of Kim Jong-un, which he disclosed three years ago to boost nuclear capabilities… So what we see happening there, he follows the line with what he said three years ago. The enlargement of the Yongbyon facility could be a reason for extension of Kangson, if it manufactures components for uranium enrichment.”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그러면서 강선 핵 시설의 확장이 최근 확장된 영변 핵 시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영변 핵 시설에서 사용될 부품인 원심분리기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강선 핵 시설의 확대를 북한이 그동안 꾸준히 보여온 핵 역량 강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봤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It was general decision to expand their nuclear capabilities. It’s consistent with that. We know that they have this light water reactor, which needs enriched uranium.””

특히 최근 북한 영변에서 새로운 경수로가 가동됨으로써 원심분리기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경수로를 가동하는데 농축 우라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강선 핵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두 전문가가 다소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강선은 주요 원심분리기 생산 시설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습니다. 원심분리기는 핵물질 추출에 쓰입니다.

하지만 강선에서 실제로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지는 아직도 불분명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강선 시설에 우라늄 농축 역량이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It appears to be a very important centrifuge related site and it could be a kind of a combo of making assembling centrifuges and then an enriching uranium at the same place.”

강선 시설이 원심분리기와 관련한 매우 중요한 시설로 보이며, 같은 장소에서 원심분리기의 조립과 우라늄 농축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이 강산 시설이 중요하다고 본 배경에는 전력 공급이 있었습니다.

시설 내에 이중 전선이 설치돼 있는데 이는 전력이 확실히 공급되게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One of things arguing that it is of highly sensitive facilities that has duplicate electricity lines and North Korea rarely does that. It has done at Yongbyun. But they want to make sure that site has electricity to run. Several government people who are knowledgeable about it and I think they believe it's centrifuge plant in a sense that it enriches uranium.”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와 같은 전력 공급은 북한 내에서 드문 일이며 영변 핵 시설에서 비슷한 형식으로 전력이 공급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핵 시설에 정통한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하며 그들이 강선에 있는 원심분리기 공장에서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re are certain characteristics in this facility, which are missing.”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강선 핵 시설에서 우라늄을 농축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보인다면서, 냉각이나 전력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강선 시설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다고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최근 확장 공사를 마친 영변 핵 시설과 같은 곳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장비와 물질 등이 강선에서 생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t's an important part of the North Korean nuclear program. It is a vital part of the enrichment program because it can produce equipment and materials, which can be used in any recent plant in Yongbyun, which is now been enlarged.”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영변 외에 외부에는 알려져 있지 않은 다른 숨겨져 있는 핵 시설에서도 강선 시설에서 생산된 부품이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