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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원 탄핵심판 원해"…연방정부 임시지출안 승인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과 데이비드 홈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정무참사가 21일 하원 정보위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공개청문회에 참석했다.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과 데이비드 홈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정무참사가 21일 하원 정보위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공개청문회에 참석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하원에서 대통령 탄핵 조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심판 받길 원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운영을 위한 임시지출안에 서명했습니다. 새 지출안 기한은 12월 20일까지입니다. 미국인들의 이동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연방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관한 공개 청문회가 5 동안 열렸는데요.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을 채택하면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열리게 되는데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에서 탄핵 심판을 받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2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원은 대통령이 공정성과 헌법에 따른 절차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 가면 대통령에게 승산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하원은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입니다. 또 과반 지지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쉽게 탄핵 소추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상원에서 실제 유죄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입니다. 탄핵으로 대통령을 파면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요. 현재 의석 구성상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하고 공화당 쪽에서 20명 정도가 동참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탄핵 심판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이끌게 되고, 상원 의원들은 일종의 배심원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하원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면 기소된 것과 마찬가지고요. 상원에서 유죄, 무죄를 가리는 재판이 진행된다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백악관은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 씨, 또 이번 탄핵 사태의 계기가 된 내부고발자 등을 증인으로 부르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21일 주례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직위를 이용했고, 국가 안보를 해쳤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탄핵 조사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하원 정보위원회에 달렸다고 말했는데요. 아직 탄핵 소추 여부와 관련해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CNN 방송은 하원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전에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추가 청문회는 없는 겁니까?

기자) 특별히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는 한, 21일 청문회로 마무리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민주당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증언을 듣기 원하는데요. 두 사람은 법원 명령이 있어야 나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21일, 다음 탄핵 절차를 “법원의 자비”에 맡기고 싶지 않다고 밝혔는데요. 법원 결정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5 동안 , 현직 관리 12명이 청문회에서 증언했는데요. 그동안 나온 중요한 발언, 짚어볼까요?

기자) 네, 여러 증인 가운데서도 20일 청문회에 나온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의 증언이 가장 파급력이 컸다는 반응입니다. 다른 증인들과 달리, 손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주고받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를 직접 들은 사람이기 때문인데요. 손들랜드 대사는 우크라이나 관계에서 대가성을 시인했습니다. 이를 부인해 온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손들랜드 대사는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등이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보류하고,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바이든 부통령과, 우크라이나 회사에서 일했던 아들 헌터 씨에 관한 조사를 촉구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때 직접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언급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를 맡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를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었다는 겁니다. 이런 내용이 지난 8월, 내부고발자에 의해 알려졌는데요. 4억 달러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는 의혹이 나온 이후인 9월 11일에 집행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이 요구한 조사가 가지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는 의혹인데요. 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언급한 얘기가 보수 진영에서 돌았습니다. 하지만 21일, 청문회에 나온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은 이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이런 얘기는 “허구”이고 러시아가 퍼뜨리는 내용이라고 힐 전 고문은 말했는데요. 이런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러시아를 돕는 일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만연한 부패 문제 때문에 군사 원조를 보류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증언이 21일에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데이비드 홈스 정무 참사관의 증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부패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손들랜드 EU 주재 대사가 말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이 뭔가 큰 것을 원하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일, 줄리아니 변호사가 압박하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손들랜드 대사가 설명했다고 증언했는데요. 홈스 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통화한 다음 날인 지난 7월 26일, 우크라이나에서 손들랜드 대사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하는 걸 옆에서 직접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런 증언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의혹이 불거진 뒤의 일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원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대가성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손들랜드 대사의 다른 증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 청문회에 나온 어떤 증인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군사 원조와 조사를 연계시키라는 지시를 직접 들은 사람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데요. 일부 공화당 의원은 설사 트럼프 대통령이 그랬더라도 탄핵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반 미국인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갈렸듯이 일반 미국인들의 의견도 분열 양상을 보이는데요. 최근 온라인 설문조사 회사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발표한 데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서 면직해야 한다는 대답이 48%로 청문회 전보다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46%는 여전히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ABC 방송과 입소스가 벌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은 51% 정도였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 2달이 가는데, 아직 연방 정부가 임시지출안으로 운영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의회에서 넘어온 임시지출안에 서명했는데요. 이 지출안은 오는 12월 20일에 만료됩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해서 정식 지출안을 만들든지, 아니면 또다시 임시지출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임시지출안이 번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2020 회계연도는 지난 10월 1일에 시작돼 내년 9월 30일에 끝나는데요. 새 회계연도 시작을 며칠 앞둔 지난 9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7주간 정부를 운영하기 위한 첫 번째 임시지출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지출안은 11월 21일 자정이 시한이었습니다.

진행자) 번째 임시지출안이 만료되기 시간 전에 의회가 서둘러 새로 임시지출안을 마련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이 지난 19일 먼저 231-192로 임시지출안을 채택했고요. 상원이 이를 받아서 21일에 74-20으로 승인했습니다. 상, 하원 모두 반대표는 주로 공화당 의원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지출안 합의를 가로막는 쟁점이 뭔가요?

기자) 올해도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경 장벽 예산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부 국경에 높은 장벽을 세운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는데요. 지난 3월, 백악관은 장벽 예산으로 2020 회계연도에 86억 달러를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멕시코에 비용을 부담시키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정부는 절대 낼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정부 예산으로 건설하고,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멕시코 정부로부터 받아내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은 장벽 건설이 비도덕적이고 비효율적이라며, 예산을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다시 임시지출안을 승인했는데, 이번 지출안 내용 가운데 혹시 새로운 내용이라면 어떤 있을까요?

기자) 보통 임시지출안은 지난해 수준으로 예산을 집행한다는 내용을 담는데요. 이번 지출안에는 군인 봉급을 3.1% 인상한다는 내용과 내년 인구조사를 위한 추가 예산 72억 달러가 포함됐습니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10년에 한 번씩 대대적인 인구조사를 벌입니다.

진행자) 일단 12 20일까지 4 동안 시간을 벌긴 했는데, 그때까지 합의가 나올 있을까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여야가 대립하는 탄핵 정국이어서 더 힘들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요. 지난해에도 양측이 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서면서 연방 정부 업무가 35일 동안 일시 정지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의 한 주택 앞에 매물임을 알리는 부동산 중개회사 안내문이 붙어있다.
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의 한 주택 앞에 매물임을 알리는 부동산 중개회사 안내문이 붙어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인들의 이동률이 예전보다 낮아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이 발표한 통계를 바탕으로 뉴욕타임스 신문이 분석 기사를 실었는데요. 미국인들이 국내에서 다른 주나 도시로 이동하는 비율이 기록적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동률이 어느 정도나 되는데요?

기자)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기간에 이동한 사람의 비율이 9.8%로 나왔는데요. 이는 지난 1947년 인구조사국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인들의 이동률이 1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이동률이 하락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주택 가격과 임대료는 크게 오른 반면, 임금 인상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또 흔히 밀레니얼로 불리는 2~30대 젊은이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을 미루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습니다. 사실 미국은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이동성이 높은 나라 중 하나였는데요. 1950년대에는 이동률이 현재 수준의 두 배인 20%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때는 매년 5 1명이 움직였다는 얘기네요.

기자) 맞습니다. 일하던 공장이 문을 닫으면 다른 도시에 가서 쉽게 잠잘 곳이나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요즘에는 대도시 집값이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낸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이동률 하락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고요. 여러 해 동안 서서히 진행돼온 현상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혹시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는지요?

기자) 젊은이들의 이동률이 높긴 한데요. 연령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에서 2006년 기간에는 20세에서 24살 젊은이들 가운데 29%가 이동했는데요. 지금은 20%에 그쳤습니다. 또 과거에는 나이 든 미국인들이 따뜻한 플로리다나 애리조나의 은퇴촌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요즘에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 원래 살던 집에 남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60대 노인들 가운데 지난해 이사한 사람의 비율은 4%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학자는 중요한 변화이지만,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동률 하락은 전반적인 사회 현상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나이뿐 아니라, 경제력, 교육환경과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서 이동률이 내려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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