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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미국 추수감사절 전통 만찬인 칠면조 구이.
미국 추수감사절 전통 만찬인 칠면조 구이.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11월 넷째 목요일은 미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땡스기빙데이(Thanksgiving Day) 즉 추수감사절입니다. 감사라는 뜻의 ‘Thanks’와 드리다는 뜻의 ‘giving’이 합쳐진 이 땡스기빙데이는 말 그대로 한 해의 수확을 신에게 감사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죠. 남북한으로 치면 추석과 같은 날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오늘은 바로 이 추수감사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추수감사절은 미국 최대의 명절이자 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명절이 아닐까 싶은데요? 유럽인들이 처음 신대륙 땅을 밟은 후 처음으로 축하한 명절이 바로 추수감사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약 4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620년 12월 11일, 유럽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라는 배를 타고 미 동부 매사추세츠 주 플리머스에 도착하게 됩니다. 청교도들은 영국 국교회의 종교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오게 됐지만, 미국에는 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죠. 새로운 땅에 도착한 첫 겨울, 혹독한 추위와 낯선 환경으로 인해 메이플라워 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온 102명 이민자 가운데 46명이 그해 겨울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원주민 인디언들의 도움을 받아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그다음 해 가을에 나름대로의 결실을 보게 됐죠. 그러자 청교도들은 자신들을 도와준 인디언들을 초대해 그 해 거둬들인 농산물과 사냥으로 잡은 칠면조를 나눠 먹으며 감사의 축제를 벌였는데요. 이 감사 축제가 바로 추수감사절의 기원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때만 해도 추수감사절이 공식적인 국가 명절로 지정된 건 아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추수감사절의 전통은 후세대로 이어지긴 했지만 이후 2백 년 동안은 개인별로 혹은 각 주에 따라 각기 다르게 보냈죠. 그러다가 남북전쟁이 한창인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국가 공휴일인 추수감사절로 지정하게 됩니다. 링컨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선포하면서 전쟁으로 고통받은 사람들, 전쟁으로 인해 과부나 고아가 된 사람들을 신께서 보살펴 주시기를 간청하는 날로 삼자고 선포했죠.

진행자) 지금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보내고 있는데요. 중간에 날짜가 바뀌기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선포했는데요. 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한 주 앞으로 당기게 됩니다. 당시는 미국에 대공황이 한창일 때인데요. 12월 25일에 있는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사람들이 쇼핑 그러니까 물건 구매를 더 많이 하도록 부추기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었죠. 하지만 반대에 부딪히게 되면서 2년 후인 1941년, 루스벨트 대통령은 다시 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미국의 법정 공휴일인 땡스기빙데이로 지정하게 되고 지금까지 그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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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땡스기빙데이 즉 추수감사절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에 빠질 수 없는 것들이 있지 몇 가지 있는데요. 그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죠. 우선, 모든 명절이 그렇겠지만 추수감사절이 되면 미국인들도 자신의 고향을 찾아 떠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에 땡스기빙에 고향 집을 찾아 여행을 떠난 미국인의 숫자가 약 4천6백만 명이었습니다. 대부분 추수감사절인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동안 쉬는데요. 그렇다 보니 멀리 타 주에 있는 고향 집도 비행기를 타고, 차를 타고 찾아가는 거죠.

진행자) 이렇게 고향집을 찾아 가족들을 만난 미국인들, 다 함께 모여 풍성한 추수감사절 만찬을 즐기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추수감사절 점심이나 저녁에 풍성한 추수감사절 식사를 즐기며 한 해의 결실을 감사하는데요. 각 명절마다 먹는 특정 음식이 다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추석에 송편을 주로 먹죠? 그런데 미국에선 ‘펌프킨파이’라고 하는 호박을 넣어 만든 빵과 크랜베리라는 과일 소스 그리고 육즙을 곁들인 으깬 감자를 먹는데요. 무엇보다 터키라고 하는 칠면조 요리가 빠질 수 없습니다. 칠면조를 통째 오븐에 구워서 칼로 썩썩 잘라 나눠 먹죠.

진행자) 추수감사절에 식탁에 올라가는 칠면조의 양이 어마어마 하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 고향을 찾은 인구가 약 4천6백만 명이었다고 말씀 드렸죠? 그런데요, 추수 감사절에 식탁에 오르는 칠면조의 숫자도 매년 4천6백만 마리 정도 된다고 합니다. 미국인의 약 88%가 추수감사절에 칠면조고기를 먹는다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추수감사절은 칠면조가 가장 희생하는, 칠면조로서는 가장 슬픈 명절인 거죠.

진행자) 이런 칠면조의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이 칠면조 사면식을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의 터키 사면 전통은 1989년 조지 H. W. 부시 정부 때 처음 시작됐는데요. ‘전국칠면조연맹(NTF)’ 등이 증정한 칠면조를 죽이지 않고 제 명대로 살 수 있게 사면하는 행사죠. 사면을 받은 칠면조들은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자택이었던 버지니아 주 마운트버넌으로 옮겨져 남은 생을 살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추수감사절에 ‘퍼레이드’라고 하는 거리 행렬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뉴욕에서 진행되는 메이시 백화점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인데요. 메이시 백화점의 퍼레이드 역사는 90년이 넘습니다.

기자) 지난 1924년, 메이시 백화점은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거대한 풍선과 악단이 참여하는 거리 행렬을 마련하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메이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라고 불리다가 현재는 땡스기빙 퍼레이드로 불리고 있죠. 초기에는 디즈니 사의 미키마우스 같은 유명 캐릭터가 큰 풍선으로 제작돼 거리를 행진했다면 요즘은 인기 있는 영화 주인공들이 대형 풍선의 단골 주인공이 되곤 하는데요. 매년 5천만 명이 TV로 중계되는 퍼레이드를 시청할 정도로 메이시 백화점의 추수감사절 행사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기자) 뿐만 아니라 요즘은 지역마다, 추수감사절 행렬을 기획해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추수 감사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프로미식축구경기, NFL 경기를 시청하는 거겠죠?

기자) 맞습니다. 추수감사절에 프로미식축구경기가 열린 게 1920년부터라고 하니까요. 95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풍습이라고 하겠습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중에 하나가 바로 미식축구인데요. 보통 주말에 열리는 미식축구 경기가 추수감사절에 특별히 열려서 사람들은 점심 만찬을 즐긴 후 TV에서 중계되는 프로미식축구를 관람하는 거죠. 올해도 추수감사절 당일에 NFL 3경기가 치러지고 TV로 생중계됩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요즘은 추수감사절이 가족이 함께 모여 시간을 갖고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날에서 쇼핑하는 날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에선 휴일일 추수감사절 다음 날 금요일을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해서 미국에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할인행사가 진행되는데요. 요즘은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이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는 추세입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상점이 다 문을 닫고 가족들이 시간을 보내던 전통이 사라지고 추수감사절에 사람들이 만찬을 마친 후 쇼핑하기 위해 가게들로 달려가는 새로운 전통이 자리를 잡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땡스기빙데이 즉 추수감사절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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