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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독립기념일 테러 경계 강화...BP, 석유유출 187억 달러 배상


미국 공항의 보안 검색대 (자료사진)
미국 공항의 보안 검색대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 석유회사 BP가 지난 2010년에 일어난 멕시코만 석유유출 사고와 관련해 187억 달러를 배상하기로 했다는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로운 늑대’의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많은 미국인이 인터넷에 의존하면서 디지털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영국 석유회사 BP가 지난 2010년에 일어난 석유유출 사고와 관련해서 막대한 돈을 배상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총 배상 금액이 187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미국 역사상 단일 사고 배상 금액으로는 최대입니다. 멕시코만 석유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주는 목요일 (2일) BP사와 이 같은 배상 규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합의에는 4백 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들에 대한 배상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합의 내용 좀 자세히 전해 주시죠. 187억 달러란 배상 금액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수질오염방지법 위반 혐의로 미국 연방 정부에 벌금 55억 달러를 지급합니다. 또 미국과 멕시코만 연안 주들에게 자연자원을 훼손한 데 대한 배상금 71억 달러를 지급하는데요. 이 벌금과 배상금은 한 번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15년 동안에 걸쳐서 지급하게 돼있습니다. 또 합의가 이뤄진 현 시점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나중에 발견될 것에 대비해서, 2억3천2백만 달러를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또 멕시코만 주변 5개 주들이 제기한 경제적 피해 배상 요구 등에 대해서 총 49억 달러를 앞으로 18년 동안에 걸쳐서 지급하고요. 또 다른 지방자치 단체들의 배상 요구에 최고 10억 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제부터 이런 벌금과 배상금 지급이 시작됩니까?

기자) 네, 아직 연방 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단계가 남아 있기 때문에 몇 개월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멕시코만 석유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5년이 지났지 않습니까? 합의가 나오기까지 무척 오래 걸렸는데요. BP 측은 일단 모든 소송이 마무리됐다는 데 안도감을 표시하고 있고요. 미국 법무부는 사상 최대의 벌금액을 끌어냈다는 데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미 법무장관도 관련 성명을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법원에서 이번 합의금이 승인 받게 된다면 미국 역사상 단일 사고로는 가장 많은 배상금이 될 것이라며 이 배상금으로 멕시코만의 경제와 어업, 해양생태계를 복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지역의 후손들에게 까지 혜택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해 BP측은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기자) BP사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 역시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합의는 모든 관련자를 위해 명료성과 확실성을 제공해주는 현실적인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BP가 제공할 합의금은 앞으로 수 년간 석유 유출로 인한 손실과 자연자원의 복구를 위한 매우 중요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환경 단체들 역시 반기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멕시코만 환경 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죠. BP 석유유출 사고 때문에 멕시코만 생태계와 지역 사회가 큰 상처를 입었는데, 이제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하고 있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환경 단체는 멕시코만 석유 유출 사고가 환경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쳤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 법무부가 너무 쉽게 합의해줬다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BP사는 돈이 아주 많은 회사인데, 더 많은 배상금을 끌어냈어야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멕시코만 석유유출 사고가 어떤 사고였는지 살펴보고 넘어가죠.

기자) 네, 2010년 4월에 일어난 사고인데요. 미국 멕시코만에 설치된 BP사의 심해광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서 거의 석 달 동안 석유가 유출됐습니다. 이 사고로 11명이 실종됐고요. 수백만 갤런의 원유가 바다에 유출됐습니다. 루이지애나 주와 텍사스 주 등 멕시코만 연안 주들이 막대한 환경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특히 루이지애나 새우잡이 어민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죠. 그리고 유출된 원유를 제거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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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7월 4일이 미국 독립기념일입니다.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테러위협이 고조되면서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건물을 공격한 9.11테러 이후, 공휴일이나 대규모 행사가 있는 날을 전후해서 경비를 강화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독립기념일은 과거 그 어떤 때 보다 삼엄한 경비 속에 기념 행사들이 진행될 것 같은데요. 바로 이슬람수니파 무장단체, ISIL와 연계한 테러위협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독립기념일을 겨냥한 테러 음모가 발각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닌데요. 정부 당국자들은 독립기념일 연휴가 이슬람교도들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과 겹치면서 ISIL이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을 부추겨 테러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 FBI가 현재 9.11 테러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테러조직과의 연계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하는데요. 매튜 올슨 전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은 그 동안 많은 위협이 있었지만 이번엔 다른 양상이라면서 비록 구체적인 테러 음모가 드러난 게 없다고 할지라도 ISIL에 동조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로운 늑대’는 수사당국이 추적하는 데도 훨씬 더 어려움이 많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고위 정보 당국자는 ISIL은 과거 알케에다와 다르다면서 ISIL은 동조자들에게 ‘너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라’고 부추긴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테러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테러리스트가 훨씬 많다는 겁니다. 또 미국 내에서도 온라인 상에서 ISIL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요.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ISIL에 동조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계속 그들을 추적하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장관 역시 독립기념일에 ISIL의 사주를 받은 외로운 늑대의 테러 공격의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과거 알카에다와 달리 테러범과 조직 사이에 지휘와 통제의 관계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극단화되고 스스로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자생적 테러범들의 소행이 유럽에서 이미 나타났고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도 그런 징후가 보이고 있다며 이점에 대해 특히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장관 말대로 최근 외로운 늑대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몇 차례 있었죠?

기자) 네, 지난 주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외로운 늑대’의 소행으로 보이는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했는데요. 과거 알카에다 무장단체가 테러를 일으키기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모여 몇 달에 걸쳐 모의했던 것과 달리 외로운 늑대의 공격은 훨씬 신속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당국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독립기념일에 경찰과 군인을 공격하라는 메시지도 전달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ISIL이 독립기념일에 공개석상에 많이 보일 경찰과 군인을 겨냥한 공격을 하도록 동조자들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하지만 경찰은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각종 기념행사를 대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력을 총동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독립기념일 이틀 전인 지난 목요일에는 워싱턴에 위치한 해군 시설 '네이비야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동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네이비야드는 2년 전 총격 사건이 발생해 12명이 목숨을 잃는 곳인데요.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으로 긴급 출동해 네이비야드는 물론이고 연방의회 건물까지 폐쇄하면서 수색을 벌였습니다. 결국 총격의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 오인 신고 소동에 그쳤는데요. 하지만 캐시 레이니어 워싱턴 경찰국장은 시민들이 의심스러운 걸 보면 반드시 신고할 것을 독려하면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안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하원국토안보위원회의 피트 킹 하원의원도 이번 독립기념일 연휴는 9.11 테러 이후 최고 수준의 경계상황이라며 온 국민이 방심하지 말고 현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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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디지털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는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는데요. 디지털 기억상실증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면서 기기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종의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걸 말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볼까요? 진행자께서는 현재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몇 개나 되십니까?

진행자) 글쎄요. 갑자기 이렇게 물어보시니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번호가 몇 개 없네요. 글쎄요… 한 5개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너무 적나요?

기자) 아닙니다. 저도 사실 지금 바로 말해보라고 하면 5개 정도 밖에 못 외울 겁니다. 그런데요, 많은 미국인이 저희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 보안 프로그램 개발회사인 ‘카스퍼스키 랩’이 최근 16살 이상 미국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응답자의 반 이상이 친구나 이웃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요. 44%는 형제자매의 전화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요즘은 똑똑한 손전화 스마트폰을 워낙 많이 쓰니까 굳이 전화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전화기에 전화번호가 저장이 돼 있어서 이름만 누르면 바로 통화가 되니까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전화번호뿐만이 아닙니다. 이제는 궁금한 게 있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 있으면 바로 인터넷을 찾다 보니 사람들의 기억력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0%이상이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를 일종의 뇌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뇌에 넣을 기억을 인터넷에 저장하고 필요하면 인터넷에서 찾아 쓴다는 거죠.

진행자) 그럼 본인이 디지털 기억상실증에 걸렸는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몇 가지 증세가 있는데요.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 저장해놓으면 기억상실증이고요. 또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너무 많은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가지고 있거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잃어버렸을 때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공황상태에 빠지면 디지털 기억상실증을 의심해봐야 한답니다. 또 고등학교 때 전화번호는 기억하면서 지금 본인 주위 사람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모르는 게 있을 때 바로 온라인부터 찾는 다면 이 또한 디지털 기억상실증의 증세라고 하네요.

진행자) 디지털 기억상실증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일단 디지털 기기에 덜 의존하는 수 밖에 없겠죠? 만약 그게 안 된다면 디지털 보안을 강화하는 건데요. 공사장에서나 오토바이 (모토찌클)을 탈 때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딱딱한 헬멧을 쓰듯이 디지털 기기에도 보호장치를 하는 겁니다. 조사를 진행한 ‘카스퍼스키 랩’ 측은 미국인의 28%가 디지털 기기에 아무런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소중한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선 이제 인터넷 기기의 보안 역시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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