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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공개질문장은 기존 주장 반복"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은 어제 (23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을 통해 5.24 조치 철회와 미-한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4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이 전날 보낸 공개질문장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며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답변 내용입니다.

[녹취: 류길재 장관] “북한의 공개질문장은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조평통은 23일 공개질문장에서 남북관계는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에 달렸다고 주장하면서 5•24 제재 조치 철회와 8월 미-한 군사훈련 중단 요구 등 10개 항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박 대통령에게 요구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입니다.

[녹취:북 조평통 공개질문장]: “통일이냐 반통일이냐 평화냐 전쟁이냐 이제 그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할 때가 되었다.”

조평통은 또 한국 정부의 비무장지대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계획을 비난하면서 서해 지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것이 더 절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입장에 개의치 않는다며, 입장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DMZ 조성 방안 등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준비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해평화수역 조성에 합의한 10•4 선언을 기본적으로 존중하지만, 이행을 위해선 남북간 구체적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한 군사훈련이 끝난 뒤 흡수통일할 의향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할 계획에 대해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조평통의 공개질문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북한은 공개질문장을 발표한 직후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위로의 뜻을 담은 전통문을 보내는 등 최근 일련의 강경 행보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답변 내용입니다.

[녹취: 류길재 장관] "북한이 보여주는 신호들이 엇갈린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 방향을 갖고 예상하고 대응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구요. 지금은 지켜보는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공개질문장을 내놓은 것은 한국 정부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한편, 한국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했다는 점에서 추후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하자는 것으로, 향후 남북관계에서 한국 정부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공개질문장이 나왔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대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한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도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며, 북한이 핵실험 결정을 내렸다면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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