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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고농도 오염수 누출...이집트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 체포


세계 각 국의 주요 뉴스를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또 다시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반군부 시위를 이끌어온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가 체포됐습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스페인의 영유권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그럼 먼저 일본 후쿠시마 원전 관련 뉴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얼마전에도 오염수 유출이 심각해서 일본 정부가 직접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추가로 오염수가 유출됐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얼마 전 문제가 됐던 건 원전 지하의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전 내 별도의 탱크에 보관하던 고농도 오염수가 300톤이나 새나간 것이 발견된 겁니다.

진행자) 어떻게 새나간 겁니까?

기자) 더욱 심각한 건 어떻게, 어디서 새나갔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후쿠시마 원전은 지난 2011년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냉각 장치가 파손된 후, 바다에서 끌어올린 물을 가지고 원자로를 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발생한 오염수는 별도의 탱크에 보관하고 있었는데요.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은 애초에 오염수 탱크에서 새나간 물이 210리터에 불과하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탱크의 수위를 확인한 결과 오염수가 300톤이나 새 나간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오늘 새로 공개한 겁니다. 누출 지점도 파악하지 못했고요.

진행자) 그럼 앞으로도 고농도 오염수가 탱크에서 계속 누출되고 바다로 흘러들어갈거란 것 아닙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그런 상황입니다. 일본 주민들은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도 방사능 오염수 누출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후쿠시마 원전에서 새 나온 오염수가 얼마나 심각합니까?

기자) 오염수가 누출된 탱크 부근의 물웅덩이에서는 시간당 1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는데요. 이는 일반인의 연간 피폭허용치인 1밀리시버트의 100배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말씀을 드리면요. 이는 연간 피폭한도가 20밀리시버트로 규정된 원전근로자도 1시간만 머물면 5년치 피폭량에 노출되고, 원전 일을 아예 그만둬야 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진행자) 현지 직원들의 안전도 위험한 상황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도쿄 전력에서는 이 달 들어서만 직원 12명이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돼, 업무를 중단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일본 언론이 오늘자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이 정부가 지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일본에서 원전사고피해자지원법이 발효된 지 1년이 지나도록, 국가가 구체적인 지원책을 담은 기본방침을 마련하지 않은 건 불법이라는 겁니다. 현재 19명의 주민이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왜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나요?

기자) 현재 지원대상 지역을 후쿠시마 주변 어디까지로 정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가 군부에 체포됐다고요?

기자) 오늘 이집트 관영 매체가 내무부를 인용해서 보도했습니다.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인 무함마드 바디에 의장이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 주변의 한 아파트에 은신해 있다가, 정보를 입수하고 출동한 군경에 체포됐습니다. 이집트 언론들은 바디에 의장이 경찰 트럭에 실려서 호송되는 장면과 구금된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바디에 의장이 그 동안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나요?

기자) 한 차례 무르시 지지 농성에 참석해서, 무르시 축출과정을 군부 쿠데타로 규정하며 맹렬히 비난하는 연설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군부가 폭력을 조장한 혐의로 무슬림형제단 지도부에 대해 대대적인 체포영장을 발부한 후에 잠적했었는데요. 지난 주말엔 시위 도중 사망한 아들의 장례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가, 이번에 체포된 겁니다.

진행자) 무슬림형제단의 타격이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무슬림형제단의 실질적인 핵심 지도자들도 이미 구속된 상태였는데요. 바디에 의장은 올해 70살로 정신적인 지도자와 같은 인물이고, 실세인 카이라트 엘샤테르 부의장과 라샤드 알바유미 부의장은 지난 달부터 교도소에 갇혀있습니다. 외신들은 형제단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이집트 과도정부가 처음에는 무슬림형제단에 내각에 들어오도록 제안하고, 협상도 추진하면서 회유책을 폈었는데...지난 주 시위대 유혈 진압에 이어 더욱 강경한 조치로 대응하는건가요?

기자) 일부에서는 이집트 과도정부가 다시 무슬림형제단과 협상에 나서는 모습을 취할 거란 관측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은 그동안 줄곧 군부 퇴진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복귀만을 요구해왔고, 지난주 유혈충돌로 많은 사상자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타협은 어려워 보입니다. 외신들은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다시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무슬림형제단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바디에의 체포로 큰 타격을 입었을 거란 외부의 관측을 부인하고 있는데요. 아메드 아레프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은 인터넷에, 바디에 의장도 무슬림형제단의 한 단원일 뿐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진행자) 어제 이집트 북부 시나이반도에서는 경찰 25명이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었는데, 누구의 소행인지 드러났습니까?

기자)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가 관련해서 밝힌 입장을 전해드리면요. 국무부는 이번 공격을 비난하면서, 이집트의 테러 대응 노력에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에서도 테러 단체의 활동이 가장 빈번했던 곳입니다.

진행자) 영국 외무장관이 이집트 혼란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윌리엄 헤이그 장관이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현재 이집트의 상황이 매우 비관적이라면서, 이집트 혼란 사태가 10년 이상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유럽 소식입니다. 지브롤터를 두고 영국과 스페인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영국의 지브롤터 점령 300주년을 맞아, 양국 정부의 신경전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는데요. 영국 언론들에 어제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어선 60여척이 지브롤터 정부가 설치한 인공구조물이 어업을 방해한다며 시위를 벌이다가 쫓겨났다는 겁니다. 스페인은 지브롤터 정부가 사전 통보 없이 구조물을 설치해서, 어구가 파손되는 등 피해를 봤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비단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그 동안 계속 갈등이 쌓여왔죠?

기자) 그 동안 지브롤터 주변에서 스페인 해경과 지브롤터 유람선이 대치하는 등 갈등이 고조돼왔고요. 특히 최근 스페인은 지브롤터의 어업 방해 등에 대한 대응조치라면서 국경 검문검색을 강화했습니다. 그래서 평소 5분이면 충분했던 국경 통과가 5시간 이상까지 늘어나면서 불편이 심하다고 합니다. 이러자 영국도 스페인이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한 유럽연합 협정을 위반했다면서 유럽연합의 조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이 얼마 전 군함을 파견할거란 소식도 있었는데요?

기자) 네. 영국은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 호와 호위함을 파견할 방침인데요. 공식적으로는 이미 계획된 훈련이고, 스페인과의 최근 갈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외부에서는 영유권 갈등과 관련한 무역 시위란 관측이 많습니다. 한편 스페인에서는 지브롤터행 영국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하는 방법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당분간 갈등이 계속되겠군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데로 영국의 지브롤터 점령 300주년을 맞아, 스페인은 영유권 반환을 위한 움직임을 더욱 본격화하고 있는데요. 올해 이 문제를 유엔에 정식 상정하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한편 영국으로서는 지브롤터가 유럽 대륙에 있는 유일한 속령으로,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매우 중요합니다. 영국의 해군기지가 있기도 하고요. 또 가장 최근에 지브롤터에서 벌인 국민투표에서 절대다수의 국민이 영국령으로 남기를 원했다는 점도, 영국의 입장을 뒷받침합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아시아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필리핀이 지난 주 11호 태풍 우토르에 이어 이번에는 12호 태풍 짜미의 영향으로 비 피해가 심각하다고요?

기자)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섬인 루손섬 일대에 이틀째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수도 마닐라는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가운데, 정부기관과 학교, 상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거의 마비 상탭니다. 증권거래소까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까?

기자) 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루손섬 일대에서만 1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부상자도 수십명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한 가지 소식만 더 짧게 살펴보죠. 2100년이면 지구 해수면이 최대 90 센티미터 이상 상승할 거란 분석이 나왔다고요?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의 평가보고서 초안을 인용해서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구 해수면 지난 2007년 예측보다 30 센티미터 이상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 온난화 때문인가요?

기자) 네.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방출이 계속되면, 2100년에는 해수면이 50 센티미터에서 90 센티미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뉴욕과 상하이, 시드니 같은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기고, 해안가에 사는 수억 명의 인류가 위기를 맞게 됩니다. 보고서 초안은 앞으로 관련 국제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거치고, 내년 기후변화위원회의 총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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